【하남=뉴시스】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관계 행정당국과 구체적 협의없이 개발제한구역인 경기 하남시 배알미동 검단산 일원에 대규모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자체와 주민, 지역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회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하남시는 앞뒤 순서가 바뀐 어처구니없는 처사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11일 하남시와 지역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지역 일부 신문에 연합회가 배알미동 산 13의2 연수원 부지 일부에 523억여원을 들여 26만4467㎡(8만평) 규모의 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시(市)와 협의중에 있다는 내용이 잇따라 보도됐다.

연합회는 이들 언론을 통해 생태공원 내에 ▲교육시설(자연사박물관.자연학습관.천문대) ▲관리시설 및 유희시설(만남의 장소.지하주차장.전망대) ▲생산시설(버섯공원 등) ▲환경보전시설(노방식물원.수생식물원 등) ▲체험시설(곤충관찰원.조류관찰원.반딧불공원.야생초공원.휴식공원) 등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합회는 이러한 개발계획을 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이곳은 훼손이 쉽지 않은 지역인데도 연합회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부 언론에 개발(이용)계획을 발표한 배경이 궁금하다"면서 "한강변의 울창한 숲을 없애고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생태교육센터 어성준 소장(44)은 "아닌 밤에 홍두깨식으로 계획이 드러난 개발예정지 일대는 명산인 검단산중에서도 가장 자연보존이 잘된 지역으로, 수도권광역상수원보호구역이며 개발제한구역환경평가 1등급지, 절대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된 곳"이라며 "이런곳을 개발한다는 연합회의 발상자체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시민 김모씨도 "개발예정지는 검단산에서 유일하게 등산로가 없는 지역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던 곳인데, 그런 곳을 보전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개발만을 내세우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즉시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6월 시 관계부서에 허가서류를 정식 접수했으나, 경기도의 개발제한구역 보전 지침에 따라 반려됐다"면서 "금년 안으로 다시 허가서류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합회는 수개월전부터 개발예정지의 지질조사 등을 실시한다며 소형 포크레인 등을 동원, 개발제한구역 550㎡를 멋대로 훼손해오다 시에 적발돼 지난 6일 계고장과 함께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