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하천, 연못, 고궁과 공원 등에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이 대량서식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두달간 한강과 지천, 시내 고궁, 대학교연못 등 36곳의 붉은귀거북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55.6%인 20곳 75개 지점에서 붉은귀거북이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는 수준인서식밀도 B등급(0.01㎢당 20~30마리) 이상으로 서식중인 것으로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2만2500㎡ 크기인 삼육대 연못에서 하루 52~59마리의 붉은귀거북이 발견됐으며 서울산업대 연못(1만㎡)에서는 12~22마리, 서울시립대 연못(450㎡)에서는 하루 11~18마리가 발견됐다.

또 경복궁 경회루 연못과 덕수궁, 창경궁에서도 6~39마리가 발견됐으며 석촌호수(62~75마리), 올림픽공원 88호수(4~13마리)에서도 많은 붉은귀거북이 나왔다.

미국 미시시피강 일대가 원산지인 붉은귀거북은 어린물고기 등을잡아먹는 잡식성 동물로 80년대 중반부터 애완용으로 수입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지난 2001년 12월 ‘생태계 위해 외래동식물’로 지정돼 수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수명이 20~40년으로 길고 5급수의 수질에서도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데다 천적도 없어 토종생태계를 교란해 왔다.

/ 차봉현기자 bhcha@

문화일보 08/05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