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식재, 관리 자료실]
게시글 보기
나무의 경제학
Date : 2007-04-02
Name : 관리자
Hits : 4603

[커버스토리]한그루에1억5000만원…

골프장백송ㆍ향나무‘수억원’짜리도

하염없이베풀기만하는존재. 어머니의한결같은사랑을쏙빼닮은이.

은근함과온화함으로늘상뒤켠에서아낌없이주기만하던나무의위상이달라지고있다.

#1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현관을 지나다 보면 특이한 모양새에 기품마저 느껴지는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띈다. 지난 1995년 신청사 준공식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심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른바 ‘YS 소나무’다. 100여년 동안 거센 산바람과 폭우을 견디어내며 독야청청을 자랑하는 이 소나무의 가격은 식수 당시에도 엄청나게 고가인 약 3000만원에 달했으나 현재 시세는 1억5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경업계는 추산한다. 10여년 새 무려 5배 이상 오른 셈이다.

‘YS 소나무’ 양 옆으로 안우만 전 법무부 장관과 김동언 전 검찰총장이 각각 심은 소나무도 당시 가격은 800만원 선이었으나, 약 4배 가량 올라 현재 3000만원을 호가한다. 검찰의 청렴결백을 상징이라도 하듯 이 ‘YS 소나무’는 이제 수억의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귀한 몸이 됐다.

#2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아파트를 건설한 D건설사는 지난해 입주 당시 수분양자들로부터 억울한(?)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아파트 단지 조경을 추가로 업그레이드 해달라는 요구였다. D건설사 인근의 타 건설사 단지 주민들이 D건설사의 조경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해당 업체에 단지 개선을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이미 D건설사는 입주 1년 전부터 나무 심기에 돌입한 탓에 외관 조경이 안정된 모습을 갖춰 좋은 점수를 받고 있었으나, 인접 단지와 조경 수준이 비슷해졌다며 추가 조경 작업을 요구하는 입주민들 탓에 고급 수목을 추가로 식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목 조경에 대한 입주민들의 높아진 눈높이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3 백두대간 줄기인 충북 속리산 자락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소나무 한그루가 형형한 황금빛을 내뿜고 있다. 지난 2003년 1월 속리산 해발 약 400m, 남향의 40~45도 경사지에서 발견된 이 소나무는 ‘소나무의 왕’으로 불리는 이른바 황금송. 키 12m, 지름 18㎝의 몸매를 자랑하는 이 황금송은 현재 울진군에 있는 한 그루와 함께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당시 속리산 황금송을 발견한 임업연구원 임종환 박사는 “황금송은 잎이 황금색을 띠는 것이 특징으로 민간에서는 천기목(天氣木)이라 하여 잎의 색의 변화를 통해 기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 희귀한 품종”이라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 극히 소수가 분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황금송은 그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게 조경업계의 설명. 그만큼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실제 속리산 황금송은 기습폭설로 가지가 부러져 이를 소생시키기 위해 1000만원짜리 수술을 받기도 했다. 보은군 자연보호협의회 관계자는 “지금도 황금송 번식을 위해 가지치기를 해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하염없이 베풀기만 하는 존재. 어머니의 한결같은 사랑을 쏙 빼닮은 이. 은근함과 온화함으로 늘상 뒤켠에서 아낌 없이 주기만 하던 나무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헐벗은 산을 메워 산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구호가 높았던 때의 나무에서 푸르른 이미지의 심미적 가치에 주목하던 시기로, 이어 나무의 사적 소유 개념이 보편화되면서 나무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변화를 통해 나무의 몸값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천만원에서 억을 호가하는 고가 나무들이 드물지않게 거래되고 있다. 조경수협회의 강문성 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나무가 갖는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향후 재평가 작업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고가 나무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무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한 친환경ㆍ고부가 사업이 바로 조경 사업이다. 특히 고가 나무의 경우 골프장과 서울 평창ㆍ성북ㆍ한남ㆍ이태원동 등 소위 부촌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주요 골프장에 고가 수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장기 보유를 통해 이용 및 가치 향상을 꾀할 수 있어서다. 대게 수목들은 흔히 ‘아라끼’로 불리는 야생상태에서 한 차례 옮겨 심으면 변화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살’을 앓게 마련이다. 잎이 떨어지고, 뿌리의 세근이 발달하는 게 대표적 현상이다. 이런 일련의 ‘성장통’을 겪으면서 나무의 생존률은 크게 높아진다. 그 결과 가격 또한 큰 폭으로 오른다. 이를 조경업계에선 ‘모찌’라 부른다. 야생 상태의 나무보다 한 차례 생존 투쟁을 벌인 ‘모찌’ 나무의 가격은 1.5~2배 가량 비싸진다. 그래서 일부 업체에서는 자체 소유 골프장에 야생의 나무를 한 번 옮겨 심어 가치를 대폭 높이려 한다. 골프장이 일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골프장 조경과 나무 재테크를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조경수 전문 유통업체 수프로의 채 사장은 “저렴하게 야생의 수목을 구입해 골프장을 꾸밀 수 있고, 생존 후에는 고가의 조경수로 재평가 받을 수 있어 골프업체로선 상당한 이익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이와 별도로 클럽하우스 전면에는 일종의 상징성을 띠는 고가의 수목이 심어져 골프장의 가치를 한층 높인다. G골프장에 심어진 향나무, 백송 등은 한 그루에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한다는 입소문이 나돌 정도다.

한남ㆍ성북ㆍ이태원ㆍ평창동 등 소위 저택에 주로 심어지는 고가 수목은 주로 서울 세곡동, 양재~과천 일대에 몰려있는 소규모 조경농장에서 조성,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가 수종으로는 단연 황금송,미인송(금강송),반송,백송 등 소나무가 꼽힌다.

도심에서 식재될 경우에는 그 비용이 더 들어간다. 매연 등 공해 여건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빌딩 앞에 금강송 35주와 기타 수목 150여주 조성 공사를 8억여원에 수주한 가나안조경건설 관계자는 “4대문 안쪽의 도심에 조경하기 위해서는 각종 공해 여건 등을 고려해야 해 조경비가 더욱 상승한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m.com)

출처 :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7/03/31/200703310024.asp
코멘트 쓰기
코멘트 쓰기

비밀번호 확인 닫기